「컬렉션: 취향의 발견」

이번 전시는 에이라운지가 여름을 맞이하여 기획한 특별전으로, 기존 상업 갤러리의 판매 전시에서 벗어난 일종의 번외 전시이다. 많은 이에게 있어서 예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높아가지만 막상 갤러리에서 전시를 관람한다는 것, 나아가 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왜일까? 아마도 미술이 다른 예술 장르와는 달리 진입문턱이 높은 것은 아닐까? 이 전시는 이러한 의구심에서 시작되었다.

컬렉터 3명이 일종의 릴레이 식으로 자신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개인의 각기 다른 사연과 미술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비롯된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컬렉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둔다. 참여하는 한 컬렉터는 자신만의 테마를 설정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시대를 초월하는, 또 다른 이는 동시대 작가라는 시대를 지정하여 출품작을 꾸려냈다. 이처럼 은밀한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컬렉션을 살펴봄으로써 관람객들은 미술을 대하는 나의 태도나 내가 소장하고 싶은 작품 등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누군가는 미술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고, 그 경험에서부터 그만의 새로운 컬렉션이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컬렉션: 취향의 발견 #1」
-글: 이준혁 (컬렉터)

23살 즈음 첫 작품을 구매하고 난 뒤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제 마음을 움직인 작품들을 조금씩 모아오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 취향도 변해 어떤 작품은 계속 함께하고 있지만 어떤 작품은 떠나 보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때 정말 좋아했었고 또 그 시절의 추억이 서린 작품들이기에 가끔 그 작품과 만났고 함께하던 때를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제게 왔던 작품들을 잘 정리해두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결혼하여 자녀도 생기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등 개인적으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 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의 추억이 담긴 작품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늘 일상을 함께하는 작품들임에도 한 곳에 정리해두니 새롭게 느껴지고 앞으로 어떤 작품들이 저와 인연이 닿게 될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이번 전시 기록을 보면서 행복하게 이 때를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이승민 (에이라운지 대표)